하늘엔 내 마음 닮은
구름 한 점 없이 말짱하게
금화 한 닢 같은 11월이 가는 구나

겨울을 위하여 서둘러 성전에
영혼을 떨구는 사람도

한 잔의 깡소주를 홀로 들이키며
아찔하게 세상을 버티는 사람도

가을과 겨울의 인터체인지 같은
11월의 마지막 계단을 밟는구나

뜰 앞 감나무엔
잊지 못한 사랑인 양
만나지 못한 그리움인 양
아쉬운 듯 애달픈 듯 붉은 감 두 개
까치도 그냥 쳐다보고만 가는…

그래 가는 것이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추운 겨울 바람 찬 벌판
쌓인 눈 속이라도
살아있으니 가는 것이다.

희망이란 살아있는 것일 뿐이라 해도
사랑이란 더욱 외롭게 할 뿐이라 해도
착한 아이처럼 순순히 계절 따라 갈 일이다.

사람의 길
사랑의 길을

-유한나-

Author: 관리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