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안에서나 거리에서나 여기저기서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가 계절을 알린다.

가을은 단풍이 한창일 때보다 잎들이 제 빛을 발하고
낙화의 모습을 보일 때가 진정 가을답다.

저물어 가는 가을을 보며
우리의 인생도 나뭇잎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때는 푸르디 푸르다가
형형색색의 삶을 거친 후 볼품없이 생을 접고
흙으로 돌아가는 유한의 삶이 나뭇잎과 다를 바가 없다.

계절 탓인지 마음이 어수선하여 울적한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내심에 가을을 피부로 느끼며,
나를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자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늦가을의 냄새가 코 끝으로 달려와
가슴 저리는 통증을 수반하며 머물고 떠나지 않는다.

그리움의 냄새였다.

  • 강운정, ‘그래 우리가 진정 사랑한다면’ 중-
Author: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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