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려나 보다
그래, 이제
찬바람도 불려나 보다

선뜻 화답(和答) 한 번 하지 못하는
벙어리 차디찬 냉가슴 위로

조금 있으면
희디흰 눈싸라기도
아프게 불어 제끼려나 보다

코트 깃을 여미고
멀어지는 너의 등 바라보며
쓸쓸히 찻잔이나 기울이고 있을 나

사랑은 소유가 아닌 까닭을
모를 리 없는 죄 많은 가슴
하, 연약한 미련

장밋빛 뺨이 고운 그대여
너무 쉽게 왔다가 너무 쉽게
떠나 갈 그대여!

다시 또 겨울이 오려나 보다
오거든 다시 가려나 보다

          - 홍수희 -
Author: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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